바이오에너지 [보도자료] ‘K-택소노미’ 원전 논쟁 뒤에 숨은 바이오에너지 그린워싱 2022-02-09

 

K-택소노미에 포함된 바이오에너지, EU 택소노미에선 더 강력한 기준 적용하고도 재검토 요청받아

한국의 지속가능성 기준도 없는 바이오에너지 지원은 국제사회와 더 큰 격차 초래해 

국내 정치와 사회에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을 두고 원자력에 대한 논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바이오에너지 부문에서의 그린워싱(녹색 위장주의) 문제가 공론화를 피해가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한국의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됐지만, 전 세계 녹색분류체계 경향을 주도하는 유럽연합의 ‘지속가능금융 분류체계(EU 택소노미)’에서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EU 택소노미의 온실가스 최소 감축기준 및 식량, 생물다양성 등 지속가능성 기준을 적용해도 바이오에너지는 녹색 에너지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구체적인 녹색분류체계 기준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차 대선후보 토론회가 열린 지난 3일, 유럽의 시민사회는 EU 택소노미의 임업 및 바이오에너지 부문에 대한 내부 재검토를 EU 집행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번 진정서는 에스토니아,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5개국 기후·환경단체가 전 세계 50개 단체의 지지를 받아 제출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재검토를 거부할 경우, 본 사건은 오르후스 환경 협약에 따라 법원의 판결을 받게 된다. 
 
택소노미는 녹색경제활동의 기준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고려한 민관 투자와 금융지원의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EU 택소노미는 바이오에너지, LNG 등 오히려 기후변화를 악화하는 활동을 포함해 도입 전부터 유럽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고, 한국도 그 전처를 밟고 있다.  EU 택소노미의 바이오에너지 기준은 △대부분의 온실가스가 나오는 연소 시 배출량 미포함 △중형 바이오매스 발전소에 대한 효율성 기준 부재 △미흡한 지속가능산림경영 기준 등 논란이 된 EU 재생에너지지침(RED II)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
 
진정서를 작성한 프랑스의 클레망틴 발돈 변호사는 “집행위원회의 과학위원들은 산림 나무를 태우는 ‘지속가능성’ 기준은 산림파괴를 용인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높인다고 수년간 경고해왔다”며 “EU 택소노미의 바이오에너지 기준은 과학에 기반하고 실질적인 기후변화 완화를 가져와야 하는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에 법에 어긋난다”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EU 택소노미를 참고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작년 말 발표했다.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 끝에 석탄과 혼합하는 바이오매스 혼소 발전이 제외되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 인정 기준이 여전히 부재하고, 단순 품질기준만 충족하면 인정되는 등 바이오에너지가 그린워싱으로 악용될 수 있는 리스크가 매우 커 여전히 미흡한 분류체계로 평가받는다. 특히 연소 시 배출량을 포함하지 않는 기준이 적용돼 실효성이 없으며, 온실가스 전 과정 평가를 적용하는 것마저 2024년까지 유예했다. ‘녹색분류체계’에서 ‘녹색’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바이오에너지 부문엔 없는 셈이다.
 
환경단체 연대체인 ‘기후·생태위기 대응 시민연대’는 지난 1월 대선정책제안서를 통해 녹색분류체계는 지속가능성 인정 기준보다도 강력한 조건에 기반해 포함 여부를 결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현재는 바이오에너지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수 없어, 바이오에너지는 관련 법제가 신설되기 전까지 녹색분류체계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각 주요 대선 후보에 제안했다.
 
기후솔루션 송한새 연구원은 ”유럽은 2009년부터 재생에너지지침(RED)을 통해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인정 기준을 지속적으로 상향해왔다”며 “EU 택소노미에서의 바이오에너지 재검토는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으려면 앞으로 더욱 높은 기준을 통과해야 함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한국이 아무런 지속가능성 기준 없이 바이오에너지를 지원하게 된다면, 우리의 기후위기 대응 수준은 주요 선진국과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의: 기후솔루션 커뮤니케이션 담당 김원상, wonsang.kim@forourclimat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