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합화력발전소, 대기오염물질로 주민 건강 해쳐…전국 가스발전소도 비슷한 갈등 벌어져 “친환경 주민친화형 발전소”로 홍보하며 피해 축소해… “투명한 배출 정보와 대책 필요”

 

가스발전으로 운영되는 서울 마포구 소재 서울복합화력발전소(이하 당인리발전소)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피해를 끼치고,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위기 시대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기후솔루션, 당인리발전소 공해문제 주민대책위, 경남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은 4일 오후 발전소 앞 마포새빛문화숲에서 가스발전에 대한 환경 문제에 공감대를 나누고, 가스발전의 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인리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관리규제에 허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므로, 철저한 대기오염물질 저감계획이 수립되어야 할뿐더러 관련 정보가 주변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2020년 한 해 당인리발전소는 222톤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고, 이는 서울의 주요 쓰레기 소각장 3곳의 배출량을 합한 것보다 많은 양이다. 단체들은 “설상가상으로 질소산화물을 제외한 대기오염물질들은 배출허용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주민대책위를 비롯한 주민들은 지난 2월 마포구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발전소 문제에 대해 언론 미디어를 통해 알려왔다. 그러나 관계 당국들은 이런 문제들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당인리발전소 발전사인 한국중부발전은 배출연기가 무해한 수증기며 사람의 입김과 같은 현상이라며 가스발전을 “친환경 주민친화형 발전소”라고 홍보하며 대기오염 피해를 축소하고 있으며, 마포구는 발전소가 환경부 관할이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발전소 가동 최소화, 알림시스템 구축, 주민지원 등을 포괄하는 조례 제정도 당국의 묵묵부답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발전사와 지자체의 미온적인 태도는 주민들의 우려와 장기적인 피해만 키우고 있는 꼴”이라며 “한국중부발전은 재가동 시 질소산화물과 그 이외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전했다. 주민대책위의 양승진 전 합정동 통장협의회장과 전진형 위원장은 당인리발전소로 인해 어떤 피해를 겪고 있는지 공유했다. 

 

경남과 대전 등에서 온 활동가들은 각 지역에서 가스발전소로 어떤 갈등과 문제가 불거졌는지 의견을 나눴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정진영 국장은 “LNG발전소 청정 지역이었던 경남은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부터 통영, 양산에 LNG복합화력발전소 입지가 계획되더니 현재는 2028년까지 문을 닫는 하동1~6호기, 삼천포3~6호기가 모두 LNG발전소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경남의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반드시 철회하고 경상남도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엄격히 관리, 검토하고 배출 규제를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임종윤 팀장은 대전열병합발전의 증설과 연료 변경 과정에서 촉발된 문제를 소개했다. 열효율이 좋아지고, LNG가 청정연료이기 때문에 복합화력발전 방식으로의 전환이 친환경 발전인 것처럼 포장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전환에 대전시민들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지방자치의회와 지자체장들 모두 가스발전에 반대 입장을 내면서 계획이 보류됐다. 임 팀장은 “대전열병합에서 증설하면서 내세우는 논리로 전국의 수십 개의 도시에서 LNG발전을 하고 있다”라며 “지구의 기후위기와 발전소 부근 지역주민의 피해를 고려해서 반드시 LNG발전은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우리 팀장은 “서울복합화력발전소는 연간 질소산화물 배출을 200톤 가까이 배출하는 발전소”며 “질소산화물은 대기 중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초미세먼지나 오존으로 변화한다”라며 화석연료 발전은 친환경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서울에 태양광 같은 대도시에 적합한 발전소를 확대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에너지전환 계획을 세워 시민 안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ㅁ

 

 

기후솔루션 조규리 연구원은 “2035년 가스발전소 조기폐쇄의 건강 편익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정책 시나리오에서는 가스발전소로 인해 한국, 북한, 일본, 중국에 최대 연간 859명, 2064년까지 최대 총 35,000명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가스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조기사망 피해는 특히 발전소가 밀집해 있고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에 서울시가 가스발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엄격히 관리, 검토하고 배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인리발전소는 마포구 합정동 주거지역에 있는 발전소로 193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석탄화력발전소로 시작해 중유 발전을 거쳐 2017년 기존 발전소를 폐쇄하고 새롭게 가스발전소를 건설해 2019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400MW 2기, 총 800MW의 설비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