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산업 [보도자료] 탈탄소-ESG 박차 가한 현대차, 현대건설에 발목 잡히나 2021-07-20

 


 

‘석탄을 넘어서’와 호주, 일본 등 해외 시민사회, 윤영준 대표이사에 석탄 사업 항의

“신규 석탄발전사업으로 기후위기 가속하면 현대 그룹에 평판 리스크 불가피”

현대건설(대표이사 윤영준)이 베트남 꽝빈성에 있는 꽝짝1 석탄화력발전사업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국내외 시민사회단체가 현대건설 측에 우려를 표했다. 지난 19일 시민사회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와 기후솔루션, 청년기후긴급행동 등 국내 기후환경단체들과 호주, 일본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각각 석탄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서신을 현대건설 측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꽝짝1 석탄화력발전소는 1200MW급으로 지난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일본 미쯔비시, 베트남1건설공사 참여)이 계약금 약 9488억원에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외 단체가 발송한 두 서신 모두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이 기후위기를 가속하고 기후위기와 투쟁하는 인류의 노력을 무산시키는 최악의 선택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이 꽝짝1 석탄발전소 참여 중단과 앞으로 석탄과 관련된 어떤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방침’을 공식적으로 채택할 것을 현대건설에 요구했다. 
국내외 단체들은 현대건설이 최근 적극 강조하고 홍보하고 있는 ESG 경영 방침과 성과가 꽝짝1 석탄 사업에 상당한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은 CDP Korea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통합평가에서 기후변화를 포함한 ESG 대응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기후행동”,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좋은 건강과 웰빙”이라는 가치 아래 자사의 비전으로 지속가능경영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준수를 제시한 바 있다.
 
국내 단체들은 현대건설의 행보가 전 세계 에너지, 산업계 동향에도 어긋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 탄소중립 에너지 로드맵’을 발표하고 개발도상국에서도 2040년까지 석탄발전이 중단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석탄 투자 중단은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파슬 프리 캠페인 (Fossil Free Campaign)’에 등록된 탈석탄을 선언한 투자기관만 해도 1327개(자산 규모 14.58조 달러)에 이르며,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을 포함한 90개 금융기관이 탈석탄 투자를 선언했다.
 
해외 단체들은 현지 발전소 입지 선정과 공사에 있어서 여러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환경평가에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현대건설에 요청했다. 꽝짝1 사업은 2011년 7월 이후로 거의 진척이 없었던 사업이다.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거주지 문제 해결과 농업 대책 마련에 미진하고, 인근 지역 400가구 이상이 환경오염을 우려해 이주를 원하고 있는 등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주민들이 발전소 건설 현장을 봉쇄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기도 했다.
 
현대건설과 석탄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2019년에도 인도네시아 찌레본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주민들의 반발과 민원을 무마하고자 뇌물을 증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6일 석탄사업과 부패 연루를 이유로 세계 최대 기관투자자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관찰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석탄사업 수주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건설의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은 ‘현대’ 그룹 이미지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평판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후대응 수준에 대한 평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올 상반기 동안 기후변화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내놓은 유일한 성과가 석탄 금융 중단이었는데 한국 기업의 석탄사업 참여가 계속된다면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현대건설의 석탄사업 참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전기차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RE100 참여를 선언한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브랜드 인지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기후솔루션 커뮤니케이션 담당 김원상, wonsang.kim@forourclimat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