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 낮 시간대, 열공급 때문에 멈추지 못하는 LNG 열병합발전이 태양광 자리 줄여
작년 3월 9일 오후 1시 육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1.8GWh…열제약으로 열병합발전은 2.7GWh
“열은 안정적으로 공급하되 전력은 더 유연하게”… 축열조 활용·히트펌프·전기보일러 확대 필요
기후솔루션은 16일 이슈브리프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LNG 열병합발전’을 발간하고, 재생에너지 확대 국면에서 LNG 열병합발전이 오히려 태양광과 풍력의 계통 수용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LNG 열병합발전은 전기와 열을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효율이 높은 설비로 평가받아 왔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은 “얼마나 효율적인가” 못지않게 “얼마나 유연하게 줄이고 멈출 수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보고서가 열병합발전의 기술적 개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봄·가을 낮 시간대에 태양광이 먼저 멈추는지라는 실제 계통 운영의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제 전력계통은 여전히 대규모 중앙급전 발전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LNG 열병합발전은 열수요가 발생하면 전력수요와 무관하게 전기와 열을 함께 생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봄·가을처럼 전력수요는 낮고 태양광 발전은 많은 시간대에 재생에너지가 들어올 자리를 줄이는 경직성 자원으로 작동한다. 즉, 문제는 열공급 자체가 아니라, 열공급 때문에 가스발전 전기까지 함께 우선 수용되는 현재의 운영 구조에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 저자인 기후솔루션 주다윤 연구원은 “열병합발전이 효율 좋은 설비로 인식되어 왔지만, 재생에너지 시대에는 태양광과 풍력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필요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핵심”이라며 “열공급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되, 그 때문에 가스발전 전기까지 계속 우선하는 구조는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충돌이 이미 실제 계통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3월 9일 오후 1시 기준 육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량은 1.8GWh, 다시 말해 재생에너지 공급량의 약 30%가 출력제어됐다. 같은 시간 화력발전량은 10.9GWh였고, 계통 안정에 필요한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중 2.7GWh는 열제약을 사유로 가동된 LNG 열병합 발전량이었다. 보고서는 열제약발전만 없었더라도 재생에너지 1.8GWh를 추가로 수용해 출력제어를 피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기존 설비의 경직성에 그치지 않는다. 보고서는 허가를 받았거나 추진 중인 신규 LNG 열병합 발전이 7.3GW에 달하고, 추가 건설 의향 물량과 자가발전·구역전기사업 물량까지 포함하면 2040년대 초반까지 14GW 이상의 신규 LNG 열병합발전이 더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정된 계통 용량을 신규 LNG 열병합발전이 계속 선점하면,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과 수용성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문제의 뿌리가 오래된 제도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부터 열제약으로 생산된 전기는 전력시장이 우선 수용하도록 제도화됐는데, 당시에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거의 없어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이 빠르게 늘어난 지금은 같은 규칙이 봄·가을 낮 시간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반복적으로 키우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분석했다.
기후솔루션은 해법 역시 분명하다고 밝혔다. 핵심은 열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열과 전력의 공급 시점을 분리해 LNG 열병합발전을 더 유연하게 운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줄이면서도 필요한 열은 안정적으로 공급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 열 저장장치인 축열조(TES)를 적극 활용하고, 남는 재생에너지를 전기보일러와 히트펌프 등을 통해 열로 전환하는 P2H(Power-to-Heat)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경부하 시간대 열제약 발전을 사실상 보장하는 현행 구조를 손질하고, 가격 신호에 맞춰 발전량을 조정하도록 전력시장 제도 개편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한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덴마크는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 속에서도 축열조와 시장가격 신호를 조합해 열병합발전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역시 열공급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LNG 열병합발전을 더 늘리는 방향이 아니라 신규 설비 확대를 재검토하고 기존 설비의 유연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신규 LNG 열병합발전 확대 재검토와 인허가 규제 강화, 가정용·산업용 열수요 전기화 계획 수립 및 지원 확대, 축열조 활용을 통한 기존 LNG 열병합발전 유연화, 전력시장 제도 개편을 통한 유연운전 유인 제공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발전설비를 더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남는 전기를 최대한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계통과 열공급 체계의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Q&A
Q1. LNG 열병합발전이 뭔가요?
전기와 난방용 열을 함께 만드는 가스발전입니다. 전기를 만들 때 생긴 폐열을 버리지 않고 난방에 함께 써서, 그동안 효율이 높은 설비로 평가돼 왔습니다.
Q2. 효율이 높은 설비라는데, 왜 지금은 문제가 되나요?
재생에너지가 늘어난 지금은 효율만큼이나 필요 없을 때 얼마나 빨리 줄일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LNG 열병합은 열수요가 있으면 전기와 열을 함께 생산해야 해, 봄·가을 낮처럼 태양광이 많이 나오는 시간에 재생에너지가 들어올 자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Q3. 왜 태양광이 먼저 멈추나요?
현행 제도에서는 열공급 때문에 일부 LNG 열병합발전이 일정 수준 이하로 줄기 어렵습니다. 보고서는 2025년 3월 9일 오후 1시 육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공급량의 30%에 달하는 1.8GWh였고, 같은 시간 열제약 사유로 가동된 LNG 열병합발전은 2.7GWh였다고 설명합니다.
Q4. 그럼 난방을 끊자는 얘기인가요?
아닙니다. 보고서도 열공급은 계속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합니다. 핵심은 난방은 지키되, 열 때문에 가스발전 전기까지 함께 생산·우선 수용되는 현재 구조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축열조(열 저장탱크)에 열을 저장하고, 남는 재생전기는 히트펌프나 전기보일러로 열로 바꿔 쓰는 방식이 대안입니다.
Q5. 송전망만 늘리면 해결되지 않나요?
송전망 확충은 어느정도 필요하지만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한계가 있습니다. 최대한 기존 계통 안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열 공급을 동시에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서는 신규 LNG 열병합이 한정된 계통 용량을 계속 선점하면 재생에너지 수용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신규 설비 확대 재검토와 함께 기존 설비의 유연운전, 축열조 활용, P2H 확대, 전력시장 개편을 함께 제안합니다.
Q6. 그래도 열효율과 비용을 따지면 LNG 열병합이 더 경제적인 것 아닌가요?
LNG 열병합은 전기와 열을 함께 써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로 평가돼 왔습니다. 다만 재생에너지가 늘어난 지금은 설비 자체의 효율만이 아니라, 남는 재생전기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계통 전체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LNG 열병합은 연료를 계속 들여와야 하고, 봄·가을 낮처럼 태양광이 많은 시간에도 출력을 줄이기 어려워 재생에너지 활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반면 히트펌프, 전기보일러, 축열조 같은 대안은 값싼 시간대의 전기를 열로 바꿔 저장해 둘 수 있어 계통 유연성을 높이고 연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보고서도 영국의 히트펌프 요금제 사례에서 연간 약 389파운드의 비용 절감 효과를, 핀란드의 열저장장치 사례에서는 수요반응 참여를 통해 연간 약 16만달러의 추가 수익 가능성을 소개합니다. 즉, 초기 투자와 제도 지원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연료비·계통비용·수요관리 편익까지 함께 고려할 때 대안 쪽 경제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문제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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